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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만으로 당신을 설레게 하는 영화

하룻밤 One Night



┃ <하룻밤> 후원단이 되다

내가 생각하는 트위터의 매력은 관계망의 크기를 무한히 넓게 확장함으로써 오히려 세상을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는 부분이다. 김조광수 감독도 트위터를 통해 묘하게 가깝게 느껴지는 유명인사 중 하나였다. 통성명을 한 사이도 아니요, 알고 지낼 일도 생길리 만무한 관계건만, 관음 아닌 관음을 하다 보던 어느 날 새로운 작품의 후원단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늑장을 부리는 추위 때문에 전혀 봄 같지 않던 작년 초봄이었으니, 벌이가 없던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딱히 오랜 고민은 하지 않고 후원단을 자처하였던 것 같다. 사실 그 때 가장 매력적인 것은 역시 엔딩크레딧에 제작자로 이름을 올려준다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June 오빠가 김조광수 감독님의 전 작품 중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에 후원단 및 보조출연자로 이름을 올렸던 것을 떠올리고 부러움 반, 쓸데없는 경쟁심 반을 느꼈으니까.

그 후로 간간이 김조광수 감독의 블로그를 통해 촬영 진행 소식을 들은 지 1년 하고도 3개월쯤이 지난 것 같다.
<하룻밤>이 김태용 감독의 <밤벌레>와 함께 퀴어 옴니버스 영화 <원나잇 온리>로 개봉한다는 소식과 함께 후원단 시사회 안내 메일이 왔다. 하지만 새롭게 발을 들인 세계에 적응하느라 주변을 살피기 힘든 시기인데다 섬에 떨어져있는 상황인지라 손가락만 쪽쪽 빨며 아쉬워했다. 그래도 꼭 이 섬의 영화관에서 볼 수 있길 고대하면서.


┃ <하룻밤> 콘티북

흐린 하늘에 촉촉한 비가 내리던 날이었다.
준비 중인 서비스 오픈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여러가지 일들이 겹쳐서 정신을 못 차리던 중에 메세지가 하나 날아왔다. 딱히 올 것이 없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등기가 와있으니 수령하라는 연락이었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택배보관함에서 찾은 <하룻밤> 후원단 물품.

예상치 못했던 타이밍에 받은 선물은 언제나 반가워서 애처럼 즐거워하게 된다.



▶ 발송처는 <원나잇 온리>의 제작과 배급을 맡은 (주)레인보우 팩토리


우편물을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와, 꼭 영화 같은 데서 하는 것처럼 가위로 봉투 한 쪽을 곱게 잘라냈다.
내용물을 꺼내는 짧은 시간 동안에는 전날 일이 바빠 회사 자리에 하루를 묵혔던 탓인지 괜히 조급해지고 애가 탔다.



▶ <원나잇 온리> 팜플렛 2종과 <하룻밤> 시나리오-콘티북



▶ 콘티북 표지에 써있는 타이틀 중 ‘ROMANCE’라는 키워드가 유난히 눈에 콕, 마음에 콕 박힌다.


날씨 때문에 냉한 거실 바닥에 앉아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시나리오-콘티북를 들었다. 생각보다 두툼하고 잘 만들어져서 들면 묵직한 느낌이다. 가볍게 훑어보며, 주요 씬마다 카메라 위치까지 표시되어 있는 것이 마냥 신기했지만 그 이상의 즐거움은 영화를 본 뒤로 미루기로 했다.

김태용 감독의 <밤벌레>, 그리고 김조광수 감독의 <하룻밤>은 하룻밤 동안 일어나는 두 개의 이야기를 담아냈다고 한다. 김태용 감독의 작품은 접한 적 없지만 시놉시스만 봐선 다소 그늘진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이, 아마 발랄한 위트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김조광수 감독의 성향과 밸런스를 잘 맞출 수 있는 작품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준의 대사 “불 좀 빌려주세요.” 언제 들어도 설레는 류의 멘트 중 하나다.


<원나잇 온리>는 아직 상영관을 많이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다음 주 출장 때 볼까 싶어 서울 내 극장의 상영시간표를 찾아봐도 상영관이나 상영횟수가 열악하기 그지 없다. 그러니 이 섬의 (나름 멀티플렉스)영화관에 입성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얼마나 험난한 과정을 겪어야 할런지 조금 걱정이다.

그래도 꼭 빠른 시일 내에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기를. 그리고 늦은 밤, 백열램프의 불빛에 기대어 <하룻밤> 콘티북을 읽으며 영화 속 그들의 시간을 느리게 느낄 수 있도록 찬찬히 여운을 곱씹을 수 있길 바란다.



▶ <원나잇 온리> Trailer Movie



영화읽기 | 원나잇 온리 (One Night Only, 2014)

GV 정보는 김조광수 감독님의 블로그(광수의 무지개공장)을 참고해주세요.


원나잇 온리 (2014)

One Night Only 
2.3
감독
김조광수, 김태용
출연
유민규, 조복래, 김대준, 박수진, 장유상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한국 | 67 분 | 201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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